콧구멍에서 한없이 쏟아져 나오는 정체불명의 실타래를 풀다가 지쳐서 질근질근 씹고 있는 악몽을 자주 꾼다.

이 힘줄보다 질긴 실타래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이 끈적한 실타래를 다 풀어버리면, 나 자신 그냥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공포.
가위가 필요해.

새벽녘에, 아주 드믈지만 그래도 가끔은, 자아도취의 감동으로 눈을 뜰 때가 있다.

어쩌면 남들에게는 한낱 이해할 수도 없는 뒤죽박죽 영상일지도 모르겠지만, 감동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이것은, 바로 꿈 속에서 본 (느낀) 상상이 만들어 낸 영상들 때문이다.
나만의 상상과 어떤 무의식으로 만들어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그런 느낌의 기억을 다시금 되내어 보며, 그 발랄(?)한 상상력들과 생소하면서도 (떄론 흉측하기도 한) 신선한 충격에 나 자신, 그 놀라운 상상을 되도록 오랫동안 되뇌려고 노력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훌륭한 영화 감독이란, 관객들 각자의 무의식 속에 품고있는 상상들을 끄집어내서 화면 위에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했던가.

만약 그들만의 상상속 영화관에 관객이 될 수만 있다면, 그것은 영광일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