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웹 개발자들 사이에선 갑자기 터져나온 차기 IE8에서 처음 도입될지도 모를 소위 “Version Targeting”에 관한 논쟁으로 시끌거리고 있다.
이 웹 사이트는 IE X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의 부활?
당연한 얘기지만, 제대로 된 웹 개발자들은 웹 표준 규약을 준수하면서 접근성이 좋고 동시에 효율적이고 유용한, 그리고 점진적으로 확장 가능한(progressive enhancement) 웹 사이트를 개발하려고 하지 결코 특정 버전의 웹 브라우저만을 목표로 개발하지는 않는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이번 소식은 어쩌면 이런 믿음에 찬 물을 끼얹는 얘기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얘기가 나온 것이, 앞으로 웹 표준 규약을 정말 잘 따르는 IE8을 발표하게 된다면, 현재 다수의 웹 표준을 무시하고 제작된 많은 웹 사이트들이 무참히 깨져 보이게 되는 현상을 막아보겠다는 의도로 이해되지만, 그 실제 구현 가능성이 의심스럽고 (IE8에 내장된 Time Machine?), 설령 이것이 그대로 구현된다고 하더라도, 위의 제안서에 의도된 대로 다른 웹 브라우저들에서도 똑같이 이번 version targeting 관련 meta tag가 구현되지는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다행히, 이미 WebKit에서는 version targeting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을 밝혔다.)
이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은, 만약 이 meta tag을 완전 무시해서 개발된 지금의 사이트들은 IE8에서는 과연 IE6의 랜더링 엔진을 쓰게 될 것인가? 아니면 IE7? 짐작컨데, 이 경우는 또 Doctype switch에 따라 IE7(Standards mode)과 IE6(Quirks mode)를 오락가락 할 듯한데, 이렇게 되면 미래에 사용자가 아무리 더 똑똑한 웹 브라우저로 접속해도 해당 웹 사이트는 개발자의 손을 떠나 하나의 특정 랜더링 엔진에 묶여버리는 것은 아닌지?
몰론, 이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한 줄의 meta tag를 추가해주고, 오래된 사이트의 경우 새로운 웹 표준 환경에 맞게 오래되고 잘못된 코드를 수정해주면 되겠지만, 과연 개발자의 주기적 유지보수가 지원되고 있는 웹 사이트는 얼마나 될 것이며, 어쩌면 웹 표준 나몰라라 하는 무지한 웹 개발자의 경우 이 version targeting을 역 이용해서 아예 자신의 웹 사이트를 자청해서 IE6에 묶어놓는 경우도 빈번할 것이다.
결국, 혁신에는 둔감해졌으나 시장 장악력을 최우선시 할 수 밖에 없는 MS가 독점적 위치에 있는 웹 브라우저의 자리를 앞으로도 계속 고수하기 위한 또 하나의 방어막이자 웹 표준으로 가기 위한 걸림돌로 밖에 보이지 않고, backwards compatibility를 앞세워서 현재의 웹 환경을 그냥 꽁꽁 얼려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이것이 실제 구현될 경우, 특히 IE의 독과점이 지속되고 있는 국내의 현실을 비추어 볼 때, 웹 표준화의 진척 속도는 더 느려질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어쩌면 웹 환경은 더 오랫동안 IE6 혹은 IE7에 묶여버리게 되리라는 예측이다.
더러운 먼지는 털어내야지, 진공 포장해서 고이 간직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이번 제안을 몇 번씩 읽어봐도 장점이라고 예시된 backwards compatibility나 더 가속화될 IE의 웹 표준 기술 지원 주기(?), 개발시 특정 IE 버전을 위한 가상 머신의 불필요, 더 예측 가능하고 계획된 점진적 개발의 진행 등 여러 이점들 보다도, 이것이 가져올 더 심각한 부작용이 염려되는 것은 어쩔수 없다.
But wait, a lot of people say at this point, why isn’t this a problem for Firefox, or Safari, or any other browser? The answer is that developers of many sites had worked around many of the shortcomings or outright errors in IE6, and now expected IE7 to work just like IE6. Web developers expected us, for example, to maintain our model for how content overflows its box, even in “standards mode,” even though it didn’t follow the specification – because they’d already made their content work with our model.
그건 웹 표준이란 존재를 모르는 무지한 웹 개발자들의 불평이었겠지.
그나마, 이제 HTML5의 spec은 훨씬 더 명확해졌다는 소식은 들려오지만, 앞으로의 웹 개발 환경은 훨씬 더 복잡해지겠군. IE6 mode, IE7 mode, Super Standards mode… 😕
IE8에서 Super Standards mode를 원하세요? 그럼, 할 일이 하나 더 있군요. 아래의 meta tag를 추가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이제 Super Standards mode는 공짜가 아니랍니다! 아참, 요놈은 IE8 전용.